[박람회] 에듀테크 관점의 GroupBy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후기

지금보니 하고싶은 분야가 좀 많아 보이긴 하다

 

 원래는 갈 생각이 없던 박람회였지만 나의 취준 메이트들이 꼬셔서 가게 됐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서 한번 정리해보려 한다. 갤러리에서 그날의 사진을 보면서 복기를 해보려 했는데 사진이 많지 않더라... 아무래도 열심히 부스 구경하고, 이벤트 참여하고, 기업 설명 듣느라 바빠서 사진이 몇 없는 것 같다.


가기 전까지

 갈 생각이 없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안 가면 안 가는 거지 뭘 또 다양한 이유까지 필요한가 싶겠지만 나는 그렇다. 그때 당시만 해도 가고 싶은 기업들과 직무를 확정 지을 때쯤이었기에 굳이?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인턴 이후 교육 분야에 관심이 생긴 터라 개발에서 직무 전환을 하는 만큼 조급한 마음이 앞서 해당 분야로의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만 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서이기도 했다.

 

 사실 취준 메이트들이 말하기를, 내 X도 간다기에 가지 않으려했던 이유도 있다. 근데 이게 웬걸. 안 간다고 하네? 솔직히 전공과 이력을 생각해 보면 스타트업 박람회에 온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했다. 어쨌든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던 찰나에 참여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챌린지를 마치고 마음에 여유가 또 생겨서 참여 기업들을 한번 둘러봤다. 평소 내가 주의 깊게 봤던 제로베이스(데이원컴퍼니), 팀스파르타가 참여하길래 아 이건 못 참지 하는 마음으로 바로 신청하고 구직 메이트들에게 통보했다.

 

 그렇게 대망의 박람회날 아침, 우리는 9시 반에 모이기로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코리안타임을 적용하는 나의 취준 메이트들... 그래서 나도 그냥 환승 중간에 파리바게트 가서 바질치즈빵 하나 먹고 환승 가능 시간 여유롭게 쓰면서 10시쯤에 도착했다. 코엑스를 잘 가본 적 없다 보니 봉은사역에 내려서 안내판 보고 어디로 가야 되는고... 하니 멍 때리고 있는데 웬 인도인 st 청년이 Excuse me? 하면서 코엑스 컨벤션홀 가야 되는데 어디로 가야 되는지 물어보는 게 아니겠는가. 그래서 어렵게 할 것 없이 오 나도 거기 가는데 Follow me! 하고 가는 길에 스몰톡을 좀 했다.

 

 알고 보니 이 청년, 나랑 같은 그룹바이 채용박람회가 목적지면서 경력 1년 차의 AI엔지니어였다. 뭐라고 부르면 되냐고 물었는데 이름이 두 줄이 넘어가더라ㄷㄷ 쉽게 부르는 이름을 알려줬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도착해서 나는 일행이 있다고 빠이빠이 했는데 둘러보는 내내 생각보다 자주 마주쳐서 조금 머쓱했다. 심지어 일행 아직 안 왔었는데 좀 더 얘기할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정작 같이 간 일행들과는 깜박하고 마주친 다른 지인들과 찍은 명찰 인증


인상 깊었던 기업들

■ 뱅크샐러드 (가방만)

 입구에 들어서면서 인도인 청년과 헤어지고 일행 기다리면서 어디 한 번 볼까 입구 근처 부스를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웬 가방을 잔뜩 진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체감 3초 정도 아이컨택했는데 웃으며 오시더니 가방 가져가세요~ 하면서 하나 스윽 주셨는데 알고 보니 뱅크샐러드였다. 알기로는 이번 박람회에서 개발 직군을 뽑지 않아서 관심에 두진 않았었는데 가방 받는 과정이 너무 웃겨서 두고두고 생각이 났다.

 

 근데 이 가방... 진짜 와방 크다. 너무 크다. 가방끈과 몸체를 늘어뜨리면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컸다. 어깨에다 메라고 그렇게 제작된 거 같긴 한데 그래도 감당 힘들 정도로 커서 나의 일행들은 물품보관함에 넣거나 다른 가방을 받아서 들고 다녔다. 나는 일단 그래도 받은 거니까 들고 다니면서 요긴하게 쓰긴 했는데 남는 공간 워낙 많아서 안에 든 물건들이 초라해 보이더라.

 

■ 이사대학

 홍보에 적극적이라 방문한 기업이었다. 이벤트 추첨에 이름 올리고 좀만 기다리면 설명회를 해준다고 했는데 개발 리드가 10시 넘어서 온다며 이따가 연락 준다고 하더라. 그렇게 다른 기업 부스돌이 하다가 문자가 와서 리드분을 뵐 수 있었는데, 나와 일행 3명 포함해서 6-7명 정도 둘러싼 형태로 설명회 및 QnA를 진행했다.

 

 이사대학은 이사 중개 서비스가 메인이었는데 그동안 숱하게 이사 중개 서비스를 봤지만(미소, 숨고,...) 이사대학은 처음이라 어떻게 이런 네임벨류 서비스들을 뚫고 매출을 내는 거지 싶어서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온라인 서비스 출범은 아직 안 됐고 그동안 오프라인(like 콜센터)으로 매출을 낸 케이스였다. 이때 약간 엥? 했지만 투자를 받지 않고 이 정도까지 서비스를 키워낸 거라고 하셔서 끄덕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역시 매출구조가 가시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이 좋다. 창업 활동을 많이 하면서 항상 차별점을 중시하게 됐는데 이사 중개에 있어서 이사대학만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사대학만의 차별점이나 경쟁사가 있는지 물어봤었는데 기억에 남는 답변은 없었다. 하나 의외였던 건 '아정당'도 이사중개를 해서 경쟁사 중 하나라고 했던 것. 이후로는 기업에 대해서 약간 흥미가 떨어져 기업보다는 개발팀에 대해서 더 물어봤었다.

 

Q1. 합류한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지

A1. 온라인 서비스를 런칭 준비 중이므로 여기 투입되어 플랫폼 개발을 하게 된다. 

 

Q2. 주요 업무를 보면 데이터 기반 개선이나 그로스 세팅 및 퍼널 설계 등이 있는데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A2. 현재로선 거의 없다. 0 to 1이나 다름없기에 운영보다는 FE, BE 등의 개발 스택이 필요하다. 이 문구를 쓴 건 HR... 읍읍

 

Q3. 인상 깊었던, 혹은 함께하고 싶은 구직자는 어떤 사람인가 

A3. 이직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을 원한다. (진짜 이렇게 말씀하셨다) 취업했다고 안주해서 고여가기보다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고, 성과를 내는 그런 사람이 좋다. 그래서 그런 열정이 엿보이는 사람을 우선하고 있다.

 

 3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본격 이직 권장 기업?!?! 하지만 "여긴 지옥이야 탈출해" 이런 뉘앙스가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환영하며, 실리콘밸리와 같은 이직의 선순환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느껴져 한순간에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확 올라갔다. 그 외 다른 분들의 질문도 있었는데 영양가는 없었다. 하나 놀랐던 것은 구직자분들이 들고 있는 팜플렛만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을 질문한다는 것이었는데 걔 중에는 경력분들도 계셔서 더욱 놀라울 따름이었다. 근데 뭐 답변이 어려운 것은 아니니까 그럴 수 있지.

 

  제로베이스✨

 제로베이스는 예전부터 봐왔기도 했고 포트폴리오 참고자료도 받은 적이 있어서 익히 알고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에듀테크쪽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내가 지망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띠용 이게 웬걸? 여전히 KDT과정 취업 부트캠프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까 취업정보회사로 바뀐 게 아니겠는가...! 모르고 지원했으면 아주 클날 뻔했을 것 같다. 물론 아직 기업 분석을 하기 전이긴 했다만...

 

 이 부스에서는 볼펜, 공책, 그리고 대망의 제로베이스 무료 컨설팅 1회권을 받았다. QR 코드 찍고 바로 되는 시간에서 일정 선택까지 그 자리에서 완료하여 1월 20일에 다녀왔다. 그때 마침 담당 컨설턴트분이 교육쪽에 몸 담았던 분이라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내용과 오프 더레코드가 많아서 여기에 전부를 풀진 않겠지만, 하나 확실히 할 수 있는 것은 제로베이스는 기존의 기수제에서 개인 맞춤 커리어 지원으로 바뀌면서 한 명 한 명을 관리할 수 있는 스케쥴링 역량이 많이 필요해졌다고 하니까 이 점을 고려해서 제로베이스를 고민해 볼 것이다. 

 

  팀스파르타(내일배움캠프)✨

 팀스파르타에서는 무려 현장 커리어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대기가 필요해서 신청 후 부스돌이를 하다가 일행들과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있다. 아니 이 사람들은 밥도 안 먹고 일하나...? 분명 기업 직원들도 점심 먹으러 가서 한산해지는 거 보고 우리도 밥 먹으러 간 거였는데 ㄷㄷ 내 순서가 없어지는 건가 싶었는데 다행히 2시쯤으로 미루면서 여유 있게 들깨칼국수 들이키고 무사히 상담받을 수 있었다. (사실 근소한 차이로 먼저 신청한 일행에게 전화 와서 나에게도 곧 전화올 것은 알고 있었다.)

 

 커리어 상담이었지만 나에겐 사실 현직자 커피챗이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팀스파르타는 내가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이기 때문! 이미 한번 낙방한 적 있지만 그 경험과 내 이력서를 기반으로 보완할 점이나 어필할 점을 피드백받았었다. 이때도 역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얻을 수 있었는데 살짝만 풀어보자면 교육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약간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단계별로 어떤 점을 특히 신경 써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정말 꿀팁을 하나만 더 풀자면 팀스파르타에는 빠. 우. 성 (빠르게, 와우 하게, 진실성 있게) 말고 숨겨진 인재상이 하나 더 있다고 하셨다. 그것은 바로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사실 이 문구를 팀스파르타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본 것 같긴 한데 현직자 입에서 들으니 더욱 와닿았다. 이때 궁금했던 것은 채용 과정에 있어서 특히 면접 같은 정중한 자리에서는 다들 말을 예쁘게, 잘하려고 노력할 텐데 어떻게 이것을 차별성 있게 확인하는가? 였다.

 

 컨설턴트님은 '문제해결' 역량을 굉장히 중요시하셨는데 어느 부분을 얘기하더라도 꼭 이 역량으로 귀결되곤 했다. 마찬가지로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도 면접에서 자신만의 문제해결 방법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판단이 된다고 하셨다. 에듀테크 특성상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만큼 이 역량이 특히 중요하고 여기서 파생되어 나올 수 있는 질문에 준비만 해도 면접에서 주를 이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앞으로의 취준 방향을 좀 더 견고히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팝소프트(말해보카)

 비록 박람회를 갈 때만 해도 케이크라는 어플을 사용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이후 말해보카로 다시 넘어왔다. 한창 미드로 영어공부하는 것에 빠져서 말해보카에서 케이크로 넘어간 것이었는데, 케이크.... 너무 구리다. UI도 몇 년째 그대로 발전이 없고, 동기부여 해주는 요소도 없고, 발음 교정도 안해준다(이상한거 말해도 정답으로 인식됨). 이번에 말해보카가 완전 대내외적으로 폼이 올랐기도 하고 이번에 설명회를 들으면서 더욱 호감도가 UP 되어 케이크의 1년 정기구독 갱신을 연장하지 않고 말해보카로 넘어왔다.

 

 말해보카 즉, 이팝소프트는 에듀테크 기업이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교육과는 결이 다르기도 하고 만약 이 곳을 목표한다면 그건 교육쪽이 아니라 엔지니어로서 접근하는 것이 좀 더 현실성 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저 먼 발치에서 응원하는 보카인이 되기로 했다. 하나 아쉬웠던 것은 이제 패밀리(多人) 요금제 아니라 1인 요금제만 지원한다고 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요즘 말해보카 짱 열심히 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욱 잘되길 바라고 있다.


마치며

생각보다 많은, 어쩌면 일생일대의 인사이트를 얻은 박람회였다. 박람회 자체는 뭔가 뭔가 아쉬웠지만 (장식같이 한쪽 벽면을 꽉 채운 A4 채용공고들,  경력직 채용이 대다수인 기업들,...) 애초에 무료 참가라서 뭐라도 얻어갔으면 이득임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나는 뽕을 아주 뽑을 대로 뽑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 지금 현재 패스트캠퍼스 및 팀스파르타에서 실습코치로의 활약을 결심했고, 이렇게 익힌 현장감각으로 추후 교육 매니저로서 활동할지 아니면 프리랜서 강사로서 활동할지 조금은 더 뾰족한 진로를 그리게 됐기에 아주 유의미했던 시간이라 생각한다.

 

같이 간 ㅇㅇㄱ, ㅇㅁㅈ, ㅂㅎㅈㅎ, 마주쳤던 ㄱㅇㅅ, ㅇㅅㅎ 레츠고

부스돌이하면서 헌팅한 굿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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